어렸을 적 노래방 웨이터 썰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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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노래방 웨이터 썰 7편

줄타기맨 0 40 0 0
보도사장의 차가 CCTV에 찍힌 모습을 보고
누나에게 달려갔다

"누나  , 왔어.. 또 바보처럼 돈 주면 안돼."

사실 10달 정도 일하는 동안
누나라고 불렀던 적은 그 때가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무리 누나가 젊었어도
나에게는 늘 내 사장님이었니까 사장님이 입에 붙어있었다.
근데 이상하게 그 날은 내 입에서 누나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누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 손에 누나 지갑을 쥐어주었다

"혹시 모르니까 니가 갖고 있어, 누나가 연락할게
 그리고 혹시 큰소리나면 바로 신고해줘"

나는 정말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지만
혹시나 그 보도사장이 또 누나에게 손찌검을 한다면
분명 CCTV가 안보이는 룸안이나 대기실안에 들어가서
누나를 떄릴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기실에 있는 컴퓨터에 캠을 몰래 켜두기 까지 했다.

누나에게 지갑을 건내 받고 나서
나는 곧장 가게 뒷문계단으로 올라갔다.
뒷문으로 나온 뒤 살짝 문을 열어 귀를 기울였다

차라리 보도사장이 또 누나를 때려서
내가 바로 신고하는 상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처음 몇분동안은 별 큰 소리가 나지 않아서
계속해서 뒷문쪽에서 기다렸다.
그러다 갑자기 드디어 누나가 맞는 듯한 소리
그리고 누나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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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로 경찰에 전화를 했다

"네 경찰입니다"

"저 여기 선부동 ㅇㅇ 노래방인데요, 제가 여기 노래방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지하에서 막 싸우고 큰 소리가 들려서요 빨리 한번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신고를 하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누나가 계속 맞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내가 내려가서 말렸어야 했는데
나는 그 때 겁이 많았을까, 비겁했을까.
그저 경찰이 오기까지만을 기다렸다.

다시 가게 앞쪽으로 가서
경찰차가 어디쪽으로 오는지 살펴봤다.

경찰이 도착해서 노래방으로 내려가는것을 보았고
경찰이 그 보도사장을 연행해서 경찰차에 태우는걸 보았고
누나는 다른 여경이 부축해서 나오는걸 보았다.

우선 누나가 가게문을 닫을 정신이 없어보였기에
내가 가게에 내려가서 문단속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게를 정리하고
다시 나올 때 쯤 누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단원경찰서로 지갑 좀 갖다 달라고 했다.

보도사장은 아마 조사를 받는 중이었을 것이고,
누나는 여경이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행히 어딜 많이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누나에게 지갑을 건내주었고,
병원을 가야하지 않냐고 했지만
누나는 괜찮다며 집으로 가야겠다고 했다.
여경이 누나를 태워다 준다고도 했지만
누나는 괜찮다고
나를 가리키며 직원이라서 같이가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누나랑 택시를 타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누나의 집으로 갔다.
어느덧 시간은 조금 밝아오고 있었고
배가고플지도 모르니까 가는길에
평소에 누나가 좋아했던 김밥도 몇줄 샀다.


누나 집은 그냥 조그마한 오피스텔이었다.
보도 사장이 가게에 왔을 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어디를 맞았는지...묻고 싶었지만
말없이 계속 담배를 피우는 누나를 보면서
그저 누나가 이야기를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7편 끝 -

아마 다음편이 마지막 편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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